아이에게 화내는 엄마(ft. 반성과 고찰)

아이에게 화내는 엄마가 바로 저 입니다. 아이에게 화낸 후에는 항상 회의감과 미안함이 몰려옵니다. 화낼 당시에는 감정에 취해 있어서 화를 낸다는 사실조차 인지를 못하거나, 화를 내면서도 속으로는 ‘이러면 안돼..’를 생각하며 화를 내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합니다.

 

어제도 바로 그런 날이었는데요. 화를 내고 난 후 아이도 속상했는지 새벽녘에 계속 잠꼬대를 하고 자꾸 깬 덕분에 저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이렇게 컴퓨터 앞에 나와 글을 작성하고 있네요.

 

아이에게 화내는 엄마

퇴사 후 전보다 육아에 관심이 많아지고 제 자신도 돌아볼 시간이 되어 자아성찰을 좀 하고 있는데요. 특히 어렸을 때부터 아이에게 화내는 제 자신이 너무 미워 반성하고 또 반성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화내기를 반복하는 제 자신을 마주합니다.

 

육아를 해보면 알겠지만, 정말 쉽지 않은 인내의 시간입니다. 특히 저의 경우엔 내 감정을 추스릴 시간도 없이 보채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줘야 하는 부분이 무엇보다 어렵더군요. 제가 화를 내더라도 아이는 울면서도 계속 엄마를 찾기 때문에 가끔 아이가 너무 버겁고 힘겨울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글에서 아이에게 화를 내면 아이의 전두엽과 편도체 부피가 감소한다고 보았는데요. 전두엽과 편도체는 아이의 생각, 판단, 감정조절, 인지 등을 담당하는 곳 입니다. 이 곳은 한번 줄어들면 다시 늘어날 수 없기 때문에 어려서 이렇게 혹독하고 무서운 훈육을 경험한 아이는 아무래도 불리한 뇌를 가지고 자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글을 읽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건만,,, 또 실패를 하였네요.

 

육아는 나를 돌아보는 시간

육아는 나를 돌아보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아이는 나의 모습을 답습하기 때문에 내가 싫은 모습도 그대로 닮게 되는데요. 가끔 저의 안 닮았으면 하는 모습들이 아이에게 보여 깜짝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특히 저의 이런 다혈질적인 부분은 제발 안 닮았으면 하지만, 제가 이런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는 이상 아이 또한 똑같이 학습하겠지요. 이런 생각을 하면 참으로 괴롭습니다. 왜 순간을 못 참고 이렇게 아이 인생에 중요한 배움과 뇌의 영역에 도움을 주지 못할 망정 피해를 주는지 말입니다.

 

어떤 문제의 상황에서 화를 내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유치원에 가서도 똑같이 문제의 상황에 직면했을 때 화를 낼 것입니다. 아이는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죠. 그래서 부모의 양육 태도가 너무나 중요하며 그러한 것을 깨달은 건 저 또한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동안 직장을 다닐 때는 일에 치여서 아이의 육아에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를 전담하다 보니 내가 아이에게 엄청나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단 깨달음이 들더군요. 단순히 밥 잘주고 어디 잘 놀러다니는 엄마가 아닌 그 이상의 의미이더라구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이렇게 깨닫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더 유아기 일 때 신경 써주지 못한 부분이 미안하고 아쉽습니다. 말해보니 깨달으면 뭐합니까. 어제 또 그렇게 화냈는데…

 

앞으로 화내지 않기 위해 시도해볼 일

화내지 않는 방법으로 알려진 건 많습니다. 화날 때 들숨날숨을 쉬어라, 잠시 먼 곳을 바라봐라,,,, 하지만 막상 화나고 눈 돌면 순간 생각나서 해보아도 별 소용이 없더군요. 제 경우에는 말이지요.

 

그동안 계속 브레인스토밍을 해온 덕분에 그나마 이제 화를 낼 때도 이성의 끈을 잡으려고 노력했는데, 어제는 순간 정신을 잃고 아이에게 쏘아 붙여버렸네요.

 

사실 이 정도 분노 게이지는 아들 맘들은 많이 발생하는 것 같지만 아들 특성 상 별 신경 안 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딸 맘인데 여자아이에게 쏘아 붙인다는 것은 예민한 아이를 더 예민하게 만들어 버리는 꼴입니다.

 

어제 그렇게 화를 내고 제가 시도해 본 것과 오늘 새벽녘에 깨닫고 좀 놀란 부분이 있어서 앞으로 시도 해 볼만한 현실적인 대안 두 가지를 말해보려고 합니다. 그 두 가지지 대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 화가 날 때 진짜 밖으로 나가기(타이밍 중요)
  • 화낸 후 달력에 표시하기

 

화가 날 때 진짜 밖에 나가기

이 말은 그래도 화내지 않는 대안으로 많이 언급된 내용입니다. 저 또한 화를 많이 내 본 사람으로써 이것 저것 찾아봤는데요. 사실 시도한 것 몇 가지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네요. 화낼 땐 별로 기억에 안 남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화날 때 꼭 진짜로 한번 밖에 나가거나 장소를 혼자서 전환하고 오시길 바랍니다.

 

사실 어제 제가 화가 난 발단은 남편 때문이었는데요. 순간 너무 열이 뻗쳐서 남편에게 화를 냈습니다. 그러면 그때라도 나갔어야 했는데, 계속 집에서 남편과 마주치면서 열을 삭히고 있었네요. 그러다 아이가 말을 듣지 않자 아이에게 그 화살이 돌아간 것이었죠.

 

사실 남편에게 화를 안내는 것이 가장 좋은 거겠지만, 그렇지 못했으니 남편에게 화내려고 할 때 밖에 나갔었더라면, 아니면 남편에게 화낸 후에라도 나갔었더라면, 밖에서 분을 풀고 왔었더라면 아이에게 그렇게 화를 내진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요.

 

결국 저는 아이에게 화를 한번 내고 더 같이 있으면 또 낼 거 같아서 그때 서야 밖으로 뛰쳐나왔습니다. 한 바퀴 혼자 돌고서 집으로 돌아오니 아이는 엄마를 기다렸던지 오자마자 저에게 안겼는데요. 저 또한 좀 가라앉아서 아이를 안아주며 미안하다고 사과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그냥 화 나는 감정이 들 때 바로, 혹은 내자마자 바로 나갔다 와야겠단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 방법이 저에겐 꽤 환기도 되고 기분 전환도 되는 방법이었습니다. 감정은 순간적이어서 장소만 바뀌어도 전환되는 그런 무겁지만 가벼운 존재인 것 같습니다.

 

화낸 후 달력에 표시하기

사실 저는 화를 내고 나서 그 때만 반성하고 말았는데요. 문득 내가 저번주에도 같은 요일에 화내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일주일에 한번 씩 화를 내다니’ 하면서 조금 오싹했는데요. 그러면서 든 생각이 앞으로 화낸 후에는 달력에 표시해서 내가 얼마나 아이에게 자주 부정적인 충격을 주는지 인지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지를 하는 순간 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얼마나 자주 화를 내는지 인지하고 화를 내더라도 주기라도 늘리자라는 마음이 들었네요.

 

어쨌든, 이 글을 읽으신 분이라면 저와 같이 화를 그만 내고 싶은 마음이 드신 분들일 것이라 생각되어 추천드리는 방법입니다. 내가 화를 내는 날짜에 동그라미 표시를 하여서 화를 내는 주기를 체크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꽤나 자주 화를 내는 나를 바라보며 충격을 받을테니깐요.

 

주기가 길어지면 점점 나아지고 있음을 인지하고 변화가 있는 내 자신을 칭찬해 주는 것도 방법이겠죠.

 


오늘은 저의 푸념 겸 생각들을 적어 보았는데요. 아이에게 화를 내는 것이 얼마나 나쁜지 알기 때문에 힘들지만 저의 이런 모습을 고쳐야겠다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습니다.

 

화가 나는 감정은 나쁜 것은 아니지만 ‘표현을 어떻게 하느냐’가 참 중요하겠죠. ‘화를 낸다’라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지만(화를 낼 상황에선 화를 내야겠죠.) 본인이 스스로 생각하기에 아니다 싶은 정도의 수준으로 화를 낸다면 문제로 삼고 고쳐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육아를 통해 나를 알아가고 더 성장해 나가는 것 같네요. 더 나은 내일의 내 모습을 기대하며 추천 책과 함께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읽어보면 좋을 책 :  화내는 부모가 아이를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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